밀타회 채색이란 밀타유에 안료를 섞어 갠 물감으로 칠을 하는 방식을 말한다. 밀타유는 밀타승을 기름에 녹여 추출하는 것으로 내구성, 내수성, 내후성이 강항 특징이 있어 과거에는 단청에 가칠하기 전 목부재에 전면으로 도포하기도 했다. 밀타회 채색 기법은 옻칠로 금박으로 누름을 한 바탕에 밀타유로 갠 안료를 부분 도채하거나 선묘로 (구륵법) 문양을 그리는 등의 회화적인 표현을 할 때 사용된다.
이러한 밀타회 채색은 고구려 고분벽화의 제작에 사용된 것으로 보아 그 기원을 삼국시대로 추정할 수 있다.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왔으나 덧칠이 반복될수록 도색의 피막이 두꺼워지고, 공정 과정이 까다로우며, 작업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최근에는 사용하지 않는 기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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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타승이란
안료는 물질에 색을 내는 색소로 물이나 기름 등에 녹지않는 미세한 분말의 고체이다. 전통적으로 채색이라 하면 안료를 아교나 풀과 함께 섞어 물감처럼 사용하는 것이다. 전통 안료에의 종류에는 녹색을 표현하는 동록과 청색을 표현하는 회청, 그리고 황색을 표현하는 밀타승과 적색을 표현하는 연단, 백색을 표현하는 연백이 있다. 이중 회청은 수입해서 쓰고, 밀타승, 연단, 연백은 전통적 방식으로 만들어서 사용한다.
황색을 표현하는 안료 밀타승이란 비 수용성 무기 안료로 납을 가열하여 황색 계열과 적색 계열인 연단 등의 산화된 납이나 적황색 성분의 성분의 색소인 밀타승을 얻게 된다. 밀타승은 구조 자체에 이미 낳은 산소를 함유하고 있어 산화되지 않는 불변의 안정된 안료로 동양화, 채색화에 쓰이기도 한다. 단청에는 뇌록 가칠 전 밀타승이나 정분으로 바탕칠을 할 때 사용되기도 했다.
밀타승 채색 기법(건칠 기법 공정)
밀타승 채색은 전통 공정으로 건칠이라고 하는데 이는 단청의 바탕칠에 해당하며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조선시대 목조 건축의 대미를 장식하였다고 평가되는 경복궁의 중건과 덕수궁의 경우에도 단청에 심혈을 기울였다. 사료를 통해 이들 궁궐 단청에서 이루어진 밀타승 바탕칠 기법의 공정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전각의 주요 부분인 기둥의 단청을 위해서는 맨 처음 기둥 몸에 마포를 감는 것으로 시작한다. 밀타승으로 나무의 터진 자리를 메우면서 마포로 붕대를 감듯이 차곡차곡 감는다. 기둥 몸을 빈틈 없이 감았으면 그 표면을 고른다. 아교물에 밀타승을 진하게 개어 바른다. 모포가 숨겨져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싸 바른다. 이렇게 하여 단청의 기본 밑바탕을 만들었다.
밀타승이 마르면 표면을 고른 뒤에 주토를 바른다. 주토란 지금의 석간주 색을 바르는 것인데 쓱쓱 붓으로 발라가는 것이 아니라 함지박에 주토를 절이듯이 바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문질러도 색이 묻어나지 않게 된다. 이렇게 세 번을 반복한다.
서원 건축물에서는 주토를 주색으로 상용하지 않았으므로 안료를 거듭 칠하여 두꺼운 바탕을 마련하였다. 공정 과정은 우선 기둥에 밀타승을 바른다. 밀타승이 마른 뒤에 마포를 써서 문질러 낸다. 두껍게 발라진 부분이 깎이면서 터진 나무 틈에 밀타승이 들어가 메워진다. 그 위에 뇌록 안료를 아교물에 끓여 칠한 뒤 또 문지른다. 이는 바탕에 안료를 골고루 분포하기 위한 방법이다. 이 과정을 세 번 거듭하여 작업한다.
건칠기법은 이미 낙랑시대의 칠기에서 이루어 졌다. 고구려에 이 기법이 보급되었을 때 성시를 맞아 최고급 건축물에는 건칠 기법을 활용하여 중요한 부분을 치장하였다. 이 역시 마포를 감고 칠을 입히는 방식이었는데 후에 강원도 춘성군에 있는 '청평사 극락전(6.25때 소실되어 현재 회전문만 남음)'에서 이 기법이 응용되었다.
바탕칠을 하지 않으면 뇌록 가칠색이 지나치게 푸른 색을 띄고 얼룩이 져서 칙칙하게 된다. 도채면이 거칠게 되어 단청의 도막이 쉽게 탈락 혹은 퇴색된다. 바탕칠을 함으로써 청록 색조를 중화시켜 은은한 색조를 내는데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통 공정들을 생략하면서 바탕재 정리와 접착제(포리졸 계열 본드)의 비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단청이 오래가지 않고 쉽게 박리·탈락·퇴색되는 것이다.
밀타유란
밀타유란 밀타승을 정제된 들기름(임유)이나 오동 기름에 녹여 만드는 것이다. 먼저 들기름을 질그릇에 저온으로 끓이고 다시 말타승을 넣어 끓인 뒤 식힌다. 이를 여과해서 제조하는 것이 밀타유이다. 밀타유는 산화백토를 이용해 여과하거나 수비 방식으로 정제되는데, 이 과정을 거치면 특유의 누런 색이 여과되어 맑고 투명한 기름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아마인유를 정제한 보일드유 성분과 유사하며, 동백유 올리브유 등도 같은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밀타유에 동양 고유의 안료를 혼합하여 채색하는데 이러한 기법적 특성은 서양의 대표적인 채료인 유화와 비슷하다.
밀타유 채색 기법과 유의 사항
밀타유를 조채할 때에는 대나무 주걱을 사용하여 밀타유와 안료를 판유리에 조금씩 떠서 섞어 갠 다음 여과지에 한번 걸러 공기 중에 노출되지 않도록 밀폐된 용기에 보관하여 사용해야 한다. 채색은 불단이나 닷집, 고귀한 거울 등에 사용된 도채법으로 내수, 내구, 내후성이 뛰어나 외부로 노출되는 부분에 사용될 수 있었다. 반변에 유성이기 때문에 건화 속도가 느리고 표면이 번들거리는 단점이 있다. 특히 수직 부재면의 도채시 밀타유가 묽게 되면 금박에서 흘러내리기 때문에 적합한 농도의 유지가 필요하다.
광택을 없애거나 빠른 건조를 위해서는 채색을 할 때 유화에 사용되는 테레빈유를 조금씩 섞어 사용하기도 한다. 테레빈유는 소나무 줄기에서 얻은 수지를 증류하여 만든 식물성 기름으로 유화 물감을 희석하는데 사용하는데 휘발성이라 건조 속도가 빠르며 광택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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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색채용어사전 terms.naver.
곽동해 지음 · 김동현 감수 < 한국의 단청>, 학연문화사, 2002
임영주, 전한효 편저 <우리나라 단청1>, 태학원,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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