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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이론

음양오행설과 단청 색채의 이해

by 바아냐 2024.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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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청의 색채는 기본적으로 다섯 가지로 정해지는데 이를 '오채'라 하며 오행설과 결부되어 형성된 것이다. 이 장에서는 음양오행설에 대해서 알아보고, 이 사상을 바탕으로 한 단청의 색채에 대해서 이해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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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오행설이란 

 

음양오행사상은 우주나 인간의 모든 현상을 음과 양이라는 두 가치를 기준으로 설명하는 음양설과 이 영향을 받아 만물의 생성 소멸을 목·화·토·금·수라는 오행의 힘으로 여기는 오행설이 함께 묶인 개념이다. 목·화·토·금·수는 고대인의 생활에 불가결했던 5가지 재료를 가리키는 것으로 우주를 운행하는 원기로서 만물을 낳게 한다는 다섯가지다섯 가지 원소를 뜻한다. 이 다섯 가지 요소의 특성이 사물에 각각의 의미를 부여하며 우주의 조화를 설명하고 여타 사상들과의 조합을 통해 일상생활에 적용되었다. 

 

오행설은 중국 한대부터 크게 유행하기 시작하여 당나라 때에 이르러 전성기를 맞게 되는데 이때 우리 나라에도 도입되게 되었다. 삼국시대 고분벽화에 나타나는 오행의 요소는 고구려 '강서대묘'의 사신도뿐만 아니라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 남아 있는 기록에 의해 오행설을 받아들인 백제나 신라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통일신라 이후에는 중국에서 전래된 도교와 역학, 민간 신앙 들이 결부되어 사주 궁합에서부터 풍수지리, 이제마의 사상 의학에 이르기까지 당시의 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우리나라의 전통 색채는 생활 속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요소로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음양오행사상을 표현하는 상징적 의미의 표현 수단으로서 이용되어 왔다. 음양오행쌍의 색채 체계는 동·서·남·북 및 중앙의 오방으로 이루어지며 이 오방에는 각 방위에 해당하는 정색과 그 사이의 간색이 존재한다. 오방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사신은 동쪽의 청룡, 서쪽의 백호, 남쪽의 주작, 북쪽의 현무도 이러한 색채 체계를 담고 있다. 

 

오행에는 오색과 방위가 따르는데 오정색 중에 동쪽은 청색, 남쪽은 적색, 중앙은 황색, 서쪽은 흰색, 북쪽은 겨울을 대표하는데 각각 목·화·토·금·수의 성격과 결부되어 있다. 이 모든 개념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일과 충돌하는 일이 발생하는데 그것이 상생상극을 뜻한다. 오행은 따로 떨어져 존재하기도 하지만 서로에게 영향을 끼쳐 도움을 주기도 하고 해를 끼치기도 한다. 이를테면 남녀가 상생으로 화합하면 행복하게 된다거나 상극으로 만나면 화를 부른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이다. 

 

오행 절기 방위 색상 신상 의미
청룡 평화, 발전
여름 주작 행복, 희열
토용 중앙 인황 권력, 황제
가을 백호 평화, 비애
겨울 현무 파괴, 유현

음양오행상징표

 

내부-천장부-단청
출처, 픽사베이, 내부 천장부 단청

 

단청 색채와 음양 오행설

 

단청의 기본 다섯 가지 색과 결합된 오행설은 중국의 가장 오래된 공예기술서 주례의 <고공기>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금생백, 금극목, 목색청, 청백간색벽 - 금은 백색과 상생하고 목과는 상극이다. 목은 청색이며, 청과 백을 혼합하면 벽색(깊은 푸른 하늘 빛)이 된다.

목극토, 토색황, 청황간색녹 - 목은 토와 상극이며, 토는 황색인데, 청과 황을 혼합하면 녹색(봄나무 새싹과 같은 푸른 녹색)이 된다. 

수극화, 화색적, 흑적간색자 - 토는 수와 상극이며, 화는 적색인데, 청과 적을 혼합하면 자색(말갈귀 같은 짙은 갈색)이 된다.

화극금, 금색백, 적백간색홍 - 화는 금과 상극이며, 금은 백색인데 적과 백을 혼합하면 홍색(연지와 같은 연한 살색)이 된다. 

 

이 기록을 통해 오행 사상의 상극과 생생의 속성을 통하여 색의 혼합을 시도하고 그 안에서 무수히 많은 색조를 만들어 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청에서는 이처럼 간색을 통해 얻은 중간색의 사용도 필수적이 요소가 된다. 

 

단청은 청·적·황·백·흑의 기본색 즉 우주 생성의 오원색을 기본으로 하여 그것을 오채, 오정색으로 칭하고 여러 건축물에 의장하였다. 건축물의 성격에 따라 색채의 표현 방식을 달리해주면서 매우 다채롭게 행해져 왔다. 오행설은 오랫동안 단청 색채의 기본적인 틀로 전해져 내려왔다. 

 

오행설과 단청 색채에 관련된 유례

 

이익의 <성호사설>에서도 <고공기>의 오행에 따른 색채와 중간색의 생성을 해석한 것을 볼 수 있다. 오행에는 오색이 따르고 방위와 절개가 형성된다. 중앙과 사방을 기본으로 사아 우방이 설정되고 거기에서 팔방과 16방이 생성된다고 여긴다. 색채 또한 오색을 배정하고 오행의 상관관계로 배치하여 중간의 간색이 나오며 중간색에서 무한한 색조가 형성되는 것이라고 보았다. 

 

다산 정약용 또한 <여유당전서> '잡찬집'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오색이라 함은 사물을 두루 분별하는 것이니, 동방은 푸른빛, 서방은 흰 빛, 북방은 검은빛, 가운데는 누런 빛, 이를 바르게 한 것이 오색이라 일컫음이다." 

 

<삼국유사> '문호왕조'의 기록을 보면 

"오색의 비단으로 절을 짓고 풀로 오방의 신상을 만들고 문두루의 비법을 행하였다"라고 전하며,

 

<삼국유사>의 '탑상조'에서는

"제석신이 흥륜사의 경루에 강림하여 머무리니 나무와 풀들이 이상한 향기를 내고 오색구름이 절을 덮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조선시대의 수덕사 대웅전 단청은 동청, 서백의 오행 방위와 배색의 부합을 보여준다. 동벽의 청극락조와 서벽의 백극락조를 그려둔 것으로 오행사상을 기초로 한 방위와 상징체계의 채색 개념을 따르는 것으로 이해된다. 수덕사 대웅전은 당시까지 이러한 색채의 전통적 규범이 전승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로 여겨진다. 또한 건축사적인 면에서나 회사사적인 면에서 중요한 문화재로서 가치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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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서

 

곽동해 지음 · 김동현 감수 < 한국의 단청>, 학연문화사, 2002

임영주, 전한효 편저 <우리나라 단청1>, 태학원, 2007

임영주, <단청>, 대원사,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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