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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이론

한국 단청의 역사4 - 조선시대 도화서 화원과 단청 화원의 활동

by 바아냐 2024.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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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단청의 역사 네 번째 주제는 조선시대 도화서의 주요 화원들과 단청 화원들 활동이다. 단청 업무를 맡아했던 조선시대의 관청은 도화서倒畵暑이다. 도화서는 국가와 왕실, 사대부가 필요로 하는 그림을 그리는 곳으로써, 화원을 제도적으로 양성하였다. 도화서倒畵暑의 도圖는 도해나 도설에 필요한 그림을 뜻하고 화畵는 인물, 산수, 화조 등의 회화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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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도화서 화원의 활동

 

도화서 화원의 직무는 궁중에서 왕의 초상화인 어진을 비롯해 궁궐 단청, 의궤화, 교과서의 도설을 그리는 것과 능묘, 비석, 인장, 예복의 장식이나 무늬를 도채하는 일이었다. 이번 장에서는 조선시대를 초기, 중기, 후기로 구분하여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화원들의 활동과 작품, 단청장의 활동과 전승 과정은 어떠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조선초기 화원

 

  1. 정 4품의 '호군'에 제수된 현동자 '안견'은 조선초 최고의 화원으로 산수에 일가를 이루었으며 '몽류도원도', '소상팔경', '사시팔경도', 와 같은 작품을 남겼다. 
  2. 어진 제작의 공으로 당상관에 제수 된 '최경'은 안경과 동료로 '인물화' 분야에서 출중한 실력을 지녔다.
  3. 노비 출신으로 왕명에 의해서 화원이 된 학보 '이상좌'는 아들 '이승효'와 '이흥효'까지 도화서에 소속으로 대표적 화원 집안이었다.

 

조선 중기 화원

 

  1. 산수와 인물, 영모, 초충 등 모든 분야에서 탁월했던 '이징'은 당대 최고의 화원으로 평가 된다. 안견파와 중기의 절파계화풍을 융합하여 구사했다.
  2. 산수와 도석 인물(달마도)를 잘 그린 연담 '김명국'은 왕명에 따른 그림을 제작하고 국가 행사의 도화 업무를 수행하였고  통신사 수행화원으로 2차에 걸쳐 일본으로 건너갔다.'
  3. 우암 송시열의 초상'을 그린 '한시각' 역시 통신사 화원으로 활동했으며 도화서의 교수를 지낸 인물이다. 

 

조선 후기 화원

 

  1. 영조 대왕의 총애를 받은 '김두량'은 한국화된 남종화 양식으로 주목을 받았는데, 대표작으로 '월야산수도' 등 몇 점이 전해진다. 산수화, 풍속화, 동물화 등에 뛰어났다. 
  2. 단원 '김홍도'의 동기인 '이명기'는 인물 초상화의 대가로 정조 어진의 주관화사로 참여하였다.
  3. 단원 '김홍도'는 겸제 '정선' 이후 최고의 화가로 인물에서 산수, 화훼에 이르기까지 당대 최고 였으며  특히나 풍속화로 명성이 높았다.
  4. 산수, 영모, 도석인물 모두 잘 그렸던 김득신은 '파적도'와 같은 풍속화로 유명했으며 '수원능행도병' 제작에 참여하였다. 
  5. 김홍도, 김득신과 더불어 조선시대 3대 풍속화가에 속하는 신윤복은 풍속화를 비롯 산수화나 영모화에도 뛰어난 기량을 보였다. '미인도', '단오도' 등의 유명한 작품을 남겼다. 
  6. 산수, 인물, 영모, 화훼 등 다방면에서 경지에 오른 천재화가 '장승업은' '호취도', '기명절지도'등의 대표작이 있다. 호방한 필묵법과 정교한 묘사력을 바탕으로 근대적 화풍을 확립했다. 
  7. 구한말 마지막 도화서 화원이었던 심전 '안중식'은 산수, 인물, 화조를 잘 그렸으며 서화墅化에 조예가 깊어 협회를 조직하여 후진을 양성하는데 힘썼다. 

 

처마부-모로단청
출처, 픽사베이, 처마부 모로단청

 

조선시대 단청 화원의 계통과 활동

 

한국의 단청 화원은 두 계통으로 나뉘어지는데 그 중 하나는 궁전 화원 계통이며 다른 하나는 사찰의 승려 화원 계통이다.

 

궁궐 건축의 단청은 토목과 건축 관련 관청인 '선공감'에 속한 '경공장'들에 의해서 이루어 졌다. 선공감에서는 '도채공'이라고 하는 단청 화공을 두고 궁궐을 비롯한 관아, 객사, 역관, 사묘, 누정 등의 단청을 전문적으로 도맡아 했다. 또한 도화서에 예속되어 있던 화원이 병조에 파견되어 단청 일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궁궐에서 단청 화원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그림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을 뽑아 선공감에서 견습공부터 양성하였고 간혹 대를 이어 세습하기도 했다. 

 

불교 사원에서도 나름의 단청 화원들이 소속 되었으며 큰 절에서는 승려 화원들이 불사를 도맡아 하기도 했다. 사찰의 화원들은 단청 뿐 아니라 사찰 안에서 필요한 불상이나 불화, 벽화와 공예조각의 제작도 병행하였다. 단청은 상대적으로 낮은 품계에 속했고 불화 화원은 가장 높은 경지의 화원으로 대우 받았다. 승려 화원의 양성은 승려들 중 어리고 재주있는 동자승을 선발하여 도제식으로 교육했다. 

 

조선시대 사찰 단청과 금어

 

금어란 승려로서 불화나 단청에 능한 전문적인 화승을 말한다. 단청과 불화는 불교의 사상을 표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때문에 오래전 부터 각 사찰에는 대본산을 중심으로 승장, 화승을 양성하여 불사 일을 전담하게 했다. 승장은 사찰의 조각, 건축, 공예 등의 일을 총괄하여 지휘하였고 금어는 여러 화승들 중 연륜있는 스님으로 불화와 단청 공정 들을 총 책임지고 감독했다. 

 

이들은 대본산을 중심으로 말사에 이르기까지 불사의 신축이나 증축, 보수에 동원 될 수 있도록 금어 아래 지휘 계통이 확립되어 운영 되었다. 필요할 때에는 도화원이나 도화서 화원들과 국가적인 공사에 동원되어 단청 작업을 하기도 했다. 금어는 특출한 화승을 일컫는 '어장'들 중에서도 으뜸인 화승에게 주어지는 호칭이며 불화, 벽화, 단청, 서예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조예가 깊은 화승을 말하는 것이다. 

 

금어는 시왕도와 천왕도, 여래 및 보살초를 각각 3천장씩 9천장을 그린 화승에게 주어지는 칭호이며 단순히 선으로 베껴내는 것이 아니라 신심을 바탕으로 끝없는 인내와 수행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그러나 근래에는 사찰의 불화에 능숙하고 단청을 지휘 및 감독 할 수 있는 숙련된 나이 많은 화승에게 예우상 금어라 칭하기도 한다. 

 

전통적인 금어의 수행 과정은 수십년간 주간에는 그림 공부를 하고 야간에는 경정 공부와 염불, 참선 등을 벼행하며 보살행과 같이 깨달음에 정진하는 것이다. 금어는 분명 화승들에게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었다. 

 

금어의 유래와 계보

 

금어의 유래는 불교가 전래되어 여러 불사가 진행되었던 통일신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시대에 '청화'와 '홍기'라는 화승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좀 더 체계적으로 화승들이 활동한 것은 불교왕조였던 고려시대로 추측된다. 당시 국가에서 화원을 양성했던 '도화원'이 있었듯이 각 사찰의 본산에도 화승들로 구성된 지휘체계가 있었을 것이며 그 우두머리가 바로 금어의 시조라 할 수 있다. 

 

고려때의 화승으로 <백의관음상>을 그린 '한생'과 노승을 잘 그린 '석귀일', '석행', '혜근', '학선' 등의 화승들이 있었다고 전하는 것을 보면 많은 화승들이 사원에 소속되어 불화나 단청을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그들이 현존하는 고려 불화의 작업에도 많이 참여하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 초에는 숭유 억불 정책으로 사찰이 축소되고 탄압되어 고려에 비해 화승들의 활동이 위축되기도 했다. 그러나 임진왜란 이후 소실된 사찰의 복원 및 보수에 대량의 불화와 단청 작업들이 이루어 졌다. 당시 금어 스님이었던 '도우', '지영', '사순', '탄계', '행철', '나홉' 등의 스님들이 괘불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고 각 사찰에 파견되어 불화나 단청을 지휘하기도 했다. 

 

영조때 도화서 화원으로 활동했던 '석상겸' 화상의 뒤를 이어 '청담', '대우', 등의 승려 화사들이 활동했고, 조선 말 금어로는 '금호', ' 보경', '보응', '예운', '일섭' 스님 등이 있었다. 일제 시대와 광복 이후 금용 스님과 만봉스님, 석정 스님으로 계승되어 1972년 '김일섭', '원덕문', '이치호' 스님이 중요 무형 문화재 단청장으로 처음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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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서

 

곽동해 지음 · 김동현 감수 < 한국의 단청>, 학연문화사, 2002

임영주, 전한효 편저 <우리나라 단청1>, 태학원, 2007

임영주, <단청>, 대원사,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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